2007. 1. 15. 23:56
[생각하기]
< 본 글은 전파명색관(http://rakugaki.cafe24.com)을 운영하고 계신 Loppa님의 글입니다! >
동인게임이 실패하는 이유 (3)
3. 팀원이탈 사례 분석
저는, "동인게임을 만들고싶다 !! " 라는 욕망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일시적인 충동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범하지 않도록)
① 학창시절
혈기왕성하고 여유가 넘치며 현실은 쥐뿔도 모르고 꿈과 이상이 높은 시기
② 군대가기 몇개월 전
마치 죽기 전에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듯한 결의로 가득차는 시기
③ 졸업(퇴사) 후의 백수 시기
왠지모를 초조감에 뭔가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시기
실패사례 대부분은 팀원 이탈로 인한 것이 많습니다.
팀원 이탈의 문제는, 그 역할의 인력을 잃는다는 점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팀 전체의 분위기, 사기 저하로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악순환입니다. 뭐, 이런 악순환 구조는 게임회사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므로)
굉장히 원만하게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도중에 그만두고 나가는 팀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팀원이 많은 그룹일수록 더 심합니다.
하지만, " 나 이제 더이상 못해먹겠으니 그만두겠어 " 하고 팀을 탈퇴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다음 유형을 따릅니다.
이건 '군대가기 전' 이라는 조건에 있는 팀원에게 흔히 발생하는 필수 이벤트.
정말 열심히 활동하던 팀원이거나,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일수록, 이후의 프로젝트 진행은 대참사를 맞이합니다.
이런 사람이 군대를 제대한 뒤에, 동인게임 개발에 열성적으로 참가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군대생활을 겪으면서 현실도 알았을 것이고, 졸업도 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 결혼도 생각해야 하고... 동인게임 따위 만들 여유 없습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백수일 경우, 직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 바로 취직하지 못하고, 준비를 하겠다는 자세를 취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킬을 연마하기 위한 과정으로 동인게임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을 쌓으면서 도중에 어느정도 자신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취직. 그이후에는 회사업무로 바쁘다는 핑계로 잠적, 이탈 합니다.
마치 졸업해서 떠나는 선배 같은 말투로, " 시간나면 도와줄게 " 라고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생길 일은 절대 없습니다.
진짜 도와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 시간내서 도와줄께 " 라고 말합니다. 시간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도 꽤나 자주 발생하는 유형.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꼭 동인게임 개발에서는 하드 날리는 녀석이 속출합니다. 물론 백업 따윈 없습니다.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평소 게으름 피우던 팀원이라면 불신감을 조장하게 되고, 팀 분위기가 한방에 침몰합니다.
증발했던 작업을 다시 작업해서 제출~ 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작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
만일, 실수로 하드를 날렸는데, 백업을 아무도 안가지고 있을 경우.
정말 불행한 일이지만, 그 프로젝트는 끝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스타트하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
이런 대참사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미리미리 정해진 날짜, 정해진 공개장소에 백업을 생활화 하는 것이 기본.
아주 흔한 케이스. 그냥 조용히 잠적입니다. 연락이 안됩니다.
메신져는 며칠,몇개월째 접속하지 않으며, 게시판은 물론 e메일 확인도 하지 않습니다.
절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구체적인 연락처, 주소를 교환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더이상의 연락은 불가능.
심지어 핸드폰번호를 바꿔서까지 도망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추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 바빠서 며칠 깜빡하고 게시판에 못들어왔다 " 라는 것도, 속사정은 " (현실이 바빠서) 동인게임을 만들고 있을 여유가 없다 " 라는 뜻입니다.
서로간의 연락에 소홀히 하는 팀원은 언제든지 잠수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령, 어머니 병간호 라던가, 시골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거나, 해외출장 등등을 이유로 내세워서 며칠간 잠수타는 수법.
그런데 그 며칠이 며칠이 아니라 몇개월이 걸려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 참 신비롭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현실이 바쁘거나 문제가 많으면, 동인게임 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에 자연히 잊혀질 수 있습니다.
팀원 이탈의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상호신뢰가 깨졌을 때
리더가 일관성없이 오락가락 한다거나, 의사결정을 흐지부지 또는 멋대로 정한다거나, 팀원들 간의 인간관계가 악화된다거나 등등...
2) 의욕상실
하고싶지 않은 일을 떠넘긴다거나, 터무니없는 작업량을 맡긴다거나, 리테이크가 잦다거나, 개발도중 사양이 자주 바뀐다거나 등등...
3) 개인적인 사정
가장 심각한 것은 사실 이 3번째 이유. 군대/취직 관련 문제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상호신뢰나 의욕관리는 어떻게든 잘 수습하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사정은 해결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동인게임에 생활이 걸린 것도 아니고, 돈벌이 수단도 아니기 때문에, 현실이 빠듯해서 여유가 없다면 동인게임은 당연히 뒷전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사정에 따른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이 모든 위험요소에 대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사람마다 천차만별.
여자친구(혹은 남친) 문제, 결혼 문제, 입시 문제 군대 문제, 취직 문제, 집안사정 문제, 재산 문제, 회사 문제, 친척 관계 문제, 다른 인간관계 문제 등등...
즉, 리더나 팀 자체가 팀원에게 특별히 나쁘게 대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트러블은 얼마든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개개인의 사생활을 공유하고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가능하면 그런 고민들을 들어주고, 상담해주고, 팀 내에서 도와줄 수 있는 문제는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팀원들 서로 남남으로 지내다보면, 팀의 결속력은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끊어지기 쉽습니다.
별바람 교수님의 '스토킹 팀운영론(가칭)'은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주장이기도 한 것입니다 (...)
이 글의 내용은 굳이 동인게임조직이 아니더라도 모든 커뮤니티 조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written by #Lop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