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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8. 23:37

이전에 UP을 보고 픽사에 실망했는데 일발에 실망을 사라지게 해 준 영화!

사정상 한글 자막도 없이 그냥 영어 음성으로만 봤는데로 영어 까막눈인 내가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즉 그만큼 완벽한 연출과 콘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건 장난감 세계를 가장하고 있지만 어른들의 세계를 비꼬고 있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가 보스격인 분흥색 곰 또한 비뚤어 질 수 밖에 없는 과거의 주인공! 감정 이입이 절로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 남자 아이의 장난감으로부터 졸업이었다. 어떻게 보면 장난감들이 겪는 일들은 주인공의 테마로부터 시작한다. 어릴적 신나게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과 이별을 해야되는 앤디의 표정은 나역시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을 쉽게 버리지 못했던 모습과 오버랩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온 장난감들을 옆집 아이에게 넘겨주고 자동차를 타고 가는 앤디의 모습이 대학생으로의 새로운 출발이기도 하지만 장난감으로부터의 졸업이었던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시작과 끝의 연속적인 집합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입학과 졸업, 대학교 이후에 우리는 입사와 퇴사를 다시 반복한다. 이런 사이에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버리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가진다. 그 인생의 한 장면을 겪고 있는 앤디의 모습이 내 가슴속에 와 닿았다.

이런 면에서 토이 스토리 3의 엔딩은 절묘하다. 보는 이에 따라 해피 엔딩이 될 수도 있고 세드 엔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해피엔딩으로 남을 것 같다. 장난감들에게는 새로운 기쁨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생겼고, 앤디도 앞으로 전진한다는 면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