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또한 실패를 받아들이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실패와 창조는 물과 물고기 같아서 실패를 두려워하면 창조는 살 수 없습니다. 실패는 창조의 디딤돌이며 성공을 위한 자산입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2007년 신년사)
새해벽두부터 한국의 대표 기업을 이끌고 있는 한 회장은 실패는 창조의 디딤돌이라면서 디딤돌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디딤돌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살다 보면 축복과 저주가 따로 없다. 흔히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는가. 따라서 마음 먹기에 따라 뭔가를 이루는 사람은 걸림돌 없이 승승장구한 사람이 아니라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은 이들이다. GE코리아 이채욱 회장은 자신의 가장 큰 시련을 디딤돌로 이끌어 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가 80년초 삼성물산 수입과장으로 있을 때 미국 출장길에 본 낡은 선박을 해체, 고철을 떠어내 파는 사업을 국내에서 시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해일이 닥쳐 부산 감천만에 정박한 배들이 모두 가라앉았다. 당시 회사 자본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0여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상황에 처했다. 사표를 낼까 고민하다가 사태 수습까진 책임지기로 마음먹고 그는 부산으로 달려갔다. 당시에 대해 이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들은 바다를 보며 낭만을 노래했겠지만 저는 그 바다 속 고철 선박을 바라보며 피눈물을 삼켰어요. 성공에서 배우는 것보다 실패에서 깨우치는게 100배, 1000배 더 값집니다. 그때 바다를 보면서 실패하더라도 절대 도망치지 말자는 생각을 굳게 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인양작업을 끝낸 81년 9월 날짜를 적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해 둔 사표를 냈다. 그런데 회사는 자신의 일을 끝까지 책임진 그의 정신을 높이 사 두바이 지사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리고 이어 GE삼성의료기기 사장을 맡게 되었다. 눈앞의 장애물을 자신을 넘어뜨리는 걸림돌로 여겨 불평하고 원망하느냐, 아니면 자신을 성장 발전시키는 디딤돌로 생각해 도약과 재기의 계기로 삼느냐는 전적으로 자기 몫이다.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과거의 심리적 자본을 바탕으로 주어진 일을 대할 수 있다면 실수와 실패는 오히려 유익한 디딤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