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알아야 한다. 내재가치 이하에서 싸게 구입하고 적절한 가치에 도달했을 때 매도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기업의 내재가치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주식투자 책들은 내재가치라는 단어만 강조하고 실제 내재가치를 구하는 방법은 교묘하게 회피한다.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결론을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기업의 자산 가치 기준
이 방법은 벤자민 그레이엄이 제시했던 투자 개념과 비슷하다. 실제 기업이 청산시 얼마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게산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현금, 각종 유가 증권, 대지 지분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재무제표상에 계상되어 있는 가격보다 실제로는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회사의 자산을 찾을 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유의 할 점은 일반적인 유형자산만으로는 자산 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형자산에는 건물과 각종 설비까지 포함되는데, 설비 같은 경우에는 청산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기가 난해한 부분이 많다(실제 부도난 공장의 장비들은 처분하기도 어렵고, 장부상의 가치를 받기로 어렵다) 기업의 자산으로 내재가치를 계산하려면 현금, 유가 증권, 대지지분 정도로 압축해서 한 주당 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방법의 문제는 바로 기업의 사업 모델에 대한 가치가 빠졌다는 것이다.
2) 동일 산업내의 기업들의 상대비교
특히 주식의 비교로 사용되는 PER, PBR, ROE 등을 통해서 같은 산업내의 기업들과 상대적으로 가치를 비교하여 판단하는 방법이다. 상대적인 비교로 저평가 여부를 알아 낼 수 있지만, 그 가치는 절대적이지 못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이 PER가 한 해는 7이었다가 다른 한 해는 10이었다면 어떤 것이 진정한 가치일까? ROE 또한 마찬가지이다. 높으면 높을수록 자산의 효율성이 높은 것을 의미하지만 기업 이익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이지 가치를 구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물론 PER의 역수는 이익 수익률이기 때문에(PER 12이면, 한 주의 가격에 대해서 8.3% 순이익을 남긴다는 의미) 채권과 비교해 대략적인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3) 현금 흐름 할인 모델
이 방법은 미래의 현금 흐름을 현가로 할인하여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즉 기업의 가치는 미래의 버는 돈에 있다는 뜻이다. 이 모델의 핵심은 미래 현금 흐름의 예측과 할인률이다. 세상의 어느 누가 미래를 에측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 이 모델은 현금 흐름이 매우 견고한 회사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10년, 20년 뒤에도 같은 현금 흐름을 유지 할 수 있는 회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회사의 특징은 가치 투자 관련 책에 많이 나와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할인률이다. 미래의 수익을 얼마만큼의 할인률로 계산해서 가치를 정하는 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버핏같은 경우에는 국공채의 금리를 할인률로 상정해서 계산했다고 한다. 물론 이 경우에 버핏은 그 기업이 망하는 일은 국가가 망하는 일과 같은 확률로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주로 3)번 방법을 통해서 내재 가치를 구하고, 1)번 방법을 통해서 추가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을 택했다. 3)번 방법은 이미 워렌 버핏을 아저씨를 통해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매우 강력한 비지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기업만이 현금 흐름 할인 모델이 통하기 때문에 나는 그런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
그렇다면 1,2,3 번 방법이 적용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산업군은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 예를 들면 PER 30-40이 넘는 인터넷 기업, 남의 돈을 조달해서 장사하는 금융 기업, 미래의 유망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 현금 흐름이 일정하지 않은 문화 컨텐츠 기업 등등 말이다. 이것이 내재가치에 대해서 나에게 남겨진 숙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