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이 좋아서 찾아봤는데 처음에는 진짜 바다위에서 호랑이와 소년의 동거 이야기인 줄 알았다. 나중에 가니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원작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해 낼 수 있을까? 중위법적인 이야기 진행이 왠만한 반전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호랑이는 파이의 또 다른 자아가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마지막 보고서에서 배에 호랑이는 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추해 보면 파이는 자신의 숨겨진 자아를 호랑이에 맵핑한 것이다. 또한 영화속에서도 보면 호랑이는 처음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다. 즉 위기의 순간에 파이의 또다른 자아가 발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파이는 내내 숨겨진 자아와 대면하기를 조심하고, 배 위에서도 호랑이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지낸다. 그리고 육지에 도착했을 때 호랑이는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 평범한 가장으로 살고 있는 파이의 모습으로 끝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마음이 복잡했다. 사람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질문.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진짜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보았을 듯한 질문. 그렇지만 마주친 상황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 자신도 모르게..
아내의 강추로 작년에 유일하게 본 한국 드라마.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스토리나 각본이 훌륭하거나, 연출이나 촬영이 멋있거나, 혹은 연기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다. 그중에서 추적자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단연 연기였다. 연기 때문에 드라마가 재미있을 수 있다는 좋은 교과서가 아닐까. 그 중에서 최고는 손현주와 박근형의 연기가 일품이었다.손현주는 딸에 대한 집착을 오금이 저리도록 보여주었고, 박근형의 회장연기는 조연이지만 주연급 못지않은 감칠맛나는 인상을 남겼다. 물론 김상중이나 장신영의 연기도 극의 긴장감을 주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처음의 탄탄했던 시나리오는 후반으로 갈수록 아쉬움을 더했디. 후반에서는 초반의 긴박감이 사라지고 스토리보다는 인물간의 대립을 통한 연기 대결만 보여 주었다.
특별한 인기 배우도 없이 중견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20%의 시청률을 넘겼다는 사실이 이 드라마가 주는 가징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예전 역전재판을 처음 접했을 때 게임 구성 방식에 대해서 충격을 받고, 깨나 시리즈를 열심히 즐겨서 했다. 이제 역전재판은 3탄에서 스토리상 막을 내렸지만 캡콤의 과한 욕심으로 5탄의 발매를 준비 중에 있다.
역전재판과는 별도로 역전 시리즈의 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루호도의 라이벌격인 미츠루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이다. 로직의 조합이라던가 정보 재현 모드 같은 여러가지 시스템을 추가했지만 진행은 역전재판 시리즈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역전 재판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법정의 몰입감을 주기에는 충분하지만 스토리 상의 몰입감은 그리 뛰어나지 않는 듯 싶다. 궁극적으로는 역전재판의 울겨먹기 판이다.
역전 재판을 열렬히 좋아하지 않는 이상 구지 플레이 하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게임.
한글판으로 나오자 말자 한정판을 구입했는데 1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엔딩을 봤다.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젤다는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이미 시스템의 완성을 보였기 때문에 시리즈의 차별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은 게임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여러가지를 시도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조작이다. 위모트의 기능들을 사용해서 손을 움직이는 여러가지 조작들을 구현했다. 손을 휘두르는 방향에 따라서 검의 방향이 변하기도 하고 실제 방패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위한 조작도 있었다. 그래도 검 조작은 적응하면 할만 했는데 새를 타고 날아다니는 조작은 끝에 가서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올드 게이머이다 보니깐 패드조작이 간절한 때가 많았다.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스토리인데 기존에 선택된 용사가 공주를 찾으러 간다는 설정에서 살짝 벗어나 처음부터 친구로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신선했다. 이번에는 나름 스토리를 진행하는 맛이 있다고 할까. 바람의 텍트나 황혼의 공주에서는 스토리 자체를 즐기는 맛은 그리 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꽤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기본적인 액션이 주는 재미가 훌륭하다는 것은 변화가 없었지만.
아쉽지만 이제는 다시 또 몇년 뒤에 나올 젤다 시리즈를 기다려야 할 시간이다.
아마도 이 게임이 아니었다면 비타는 한참 뒤에 사지 않았을까. 다시 한번 이스라는 이름에 돈을 들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게임 역시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특유의 액션감은 잘 살렸지만 일러스트와 너무 차이나는 3D 그래픽이라든지 단순한 플롯의 스토리는 25년의 충격적인 등장에서부터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임 시스템 상으로 이스7부터 도입했던 파티 시스템이 강화되었다. 이스7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는 불편한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에 적용된 파티 시스템은 그럭저럭 적응할만 했다. AI들도 괜찮게 움직이는 편이라 전투에 도움이 됐고, 캐릭터를 변경하면서 스킬을 써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개인적으로 팔콤의 최고 게임은 YS2 이터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스의 향수도 향수지만 2D 그래픽의 완성판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멋진 그래픽을 자랑했다. 하지만 팔콤이 3D에 손을 댄 다음부터는 그래픽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기술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테일즈 시리즈 같은 느낌을 내려면 안타깝지만 팔콤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제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2012년 내가 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게다가 주제가 온라인 게임이라 게임 개발자로써 이 애니메이션은 더욱 감칠맛 난다. 수많은 온라인 게임 요소들과 룰을 실제 모험의 룰로 변환시키는 탁월한 스토리 텔링은 몰입감이 대단했다. 게임이 아니라 실제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탁월한 연출과 훌륭한 작화는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중에 최고 수준이다. 진짜 간만에 한주 한주를 기다리게 만든 작품이었다.
게임 개발자들은 꼭 봐야 하는 애니메이션 1순위로 등극!
미래 세계에서의 로봇과 인간이라는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게다가 그림체도 마음에 들어서 무작정 보기 시작.
그렇지만 다 보고 나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애니메이션. 나름 인터넷도 찾아보면서 공부를 했지만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냥 단편화된 줄거리만 이해하는데 멈췄다. 요즘은 이런 애니메이션을 더이상 파고들 여유도 힘도 없다. 대중적인 심리를 자극하기 보다는 덕후들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이후로 이런 애니메이션들은 무척 피곤하다.
볼지는 꽤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만은 생생하다.
역시나 시즌2에서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인물간의 관계들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면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뿌려진 떡밥들이 너무 많기에 시즌3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소설이라도 구해서 볼까 심하게 고민중.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위한 다크나이크의 복습
기존에 배트맨 시리즈가 가벼운 오락 영화라면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드는 배트맨의 세계는 영웅의 고민과 갈등을 무거운 분위기에서 다루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실 영웅도 같은 인간이데 왜 삶의 고민이 없겠는가? 같은 인간으로써 영웅을 바라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크나이트 시리즈에 더 환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역시나 다크나이크에서 메인 캐릭터는 조커다. 아주 못된 악당이기도 하지만 그의 행동은 인간의 밑바탕에 있는 숨기고 싶어하는 본성을 끄집어 내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면서 지켜보는 것이 어릿 광재 조커의 역할이다. 숨기고 싶어하는 본성을 끌어내기 때문에 극은 항상 긴장감이 돌고 배트맨도 그 선택을 피할 수 없었다. 아마도 하비텐트와 그 여자 친구중에 한 명을 구하려 가는 장면은 가장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쉽다. 그리고 화려한 액션과 연출은 선택으로 인한 불편함을 완충시켜 주는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다크나이크 라이즈에서 돌아온 배트맨은 어떤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중에서는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찾아본 영화.
적절한 스토리와 적절한 연출로 시간 때우기에는 충분한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싶다. 다만 왠만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보지 못할 정도로 민망한 수준이 많은데 이 영화는 그걸 넘었다는데 합격점을 준다.